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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te | 25/12/19 09:41:35 |
| Name | K-이안 브레머 |
| Subject | 2026년 트럼프 행정부 정치 일정과 미중갈등 전개 양상(2)-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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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redtea.kr/free/15898 지난번에 쓰다가 길어져서 상/하편으로 나눴는데요, 하편에서는 최근 간만에 미국에서 발표한 NSS의 내용과 미어샤이머 교수의 이론을 엮어서 미국의 대전략과 미중갈등의 전개 양상을 전망해보고자 합니다. 아마 미중 갈등 양상은 마지막편(다음편)에서 할 수 있겠네요. ------------------------------------ 2편 <두 개의 보고서와 미국의 새판짜기>(하) 2. NSS를 통해 본 미국 군사안보 대전략의 변화: 세력권 분할의 국제정치? 사실 지금 미국이 어떤 대전략을 구상하고 있는지, 그런 게 정말 있는지는 알기 어렵습니다만 그래도 아주 간만에 나온 국가안보전략보고서(NSS)는 앞서 상편에서 해설한 마이런 보고서와 연결된 대전략의 변화를 어느 정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단 그 내용부터 살펴보겠습니다. 1)서반구 우선주의: 먼로독트린에 대한 트럼프 부칙 선포 먼로주의/먼로독트린은 다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미국의 고립주의의 상징과 같은 독트린인데요, 이걸 이번에 부활시키다시피하면서 '트럼프 부칙'이라는 걸 달아서 명문화했습니다. 여기에서 핵심은 '우리 지역, 즉 서반구(Western Hemisphere)'에서 다시 힘을 다지겠다는 내용입니다. 여기로 누군가 다른 세력이 침투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고요. (뭐 아무래도 중국이겠죠) 서반구를 어디까지 볼거냐는 저희 부서 내에서도 약간 의견이 다른데 저는 그린란드부터 아메리카 대륙 전체를 상정하는 데, 다른 분은 또 파나마 운하 근처까지로만 끊더라고요. 뭐 근데 그게 그렇게 중요하냐, 뭐 그건 아닌거 같습니다. 그 다음에 나오는 얘기가 중요한데, 서반구의 긴급 위협(마약카르텔, 중국침투) 대응을 위해 전 세계에 산재한 미군 자산을 본토와 미주 대륙으로 재조정하겠다고 명시한 것입니다. 기존에는 미국의 전방 방어선이 한국(DMZ), 독일, 폴란드 등이었지만 이제는 멕시코, 카리브해 등 남미라는 거죠. 마이런 보고서에 '세계경찰 역할의 포기', 비용을 부담하는 이들에게만 안보 우산 제공한다는 내용이 깔려있었지요? 그 보고서와 이 보고서의 연결지점이 여기에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그 유명한 발언도 나옵니다. '유럽은 문명적으로 소멸할 것이다'라는 것.(이걸 굳이 왜 썼는지가 좀 논란이 되는 부분인데, 결국 가망없는 유럽을 지키고 살리는 데에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겠다는 뜻 정도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2)대중 전략: 경제적 디리스킹과 안보적 마지노선 경제적으로는 일단 유화적인 메시지가 들어있습니다.(베센트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을 '실존적 위협'으로 규정하지 않고 '전략적 경쟁자' 정도로 수위조절해 발표했습니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이를 두고 '상호호혜적인 경제관계의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했지요. 실리적 거래는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요한건 내년의 미중정상회담인데 미중관계의 전개 양상은 어차피 다음 편에 쓸 것이니 일단 넘어가지요. 경제적으로는 유화적 제스처를 보였지만 군사전략에서는 제1-2도련선을 활용한 대중 봉쇄망을 정교화했습니다. 동맹국을 여기에서 방패로 삼는다는 것인데, 한국이 모범 동맹국이라고 한건 우리가 그 방패역할 하겠다고 국방비도 증액하고 뭐 많은 약속을 했기 때문입니다. 마이런이 말한 '비용 부담'을 하겠다고 한 거죠. 이제 미국은 세계의 경찰 역할은 안하고 '세콤'처럼 돈 내면 지켜주겠다로 전반적인 방향이 바뀌었다는 뜻입니다. 어쨌든 제1도련선은 동맹국이 중국군의 진출을 막는 '거부지대'로 재정의했고, 대만/필리핀 등 제1도련선 국가들에 지대함 미사일과 드론을 촘촘히 배치해 중국 해군이 뚫고 나오기 어렵게 만드는 전략을 공식화 한 것입니다. 제2도련선은 괌 사이판으로, 괌이 침몰하지 않는 항모로서 중국의 해양력 투사를 막는 마지노선이 됩니다. 3)세력권 분할의 국제정치? 중국을 엄청나게 봉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선을 그어놓고 선만 넘지 않으면 딱히 엄청난 견제도 안할 것 같습니다.(물론 첨단기술경쟁 영역에서는 미소 냉전 시절만큼 치열해질 겁니다.) 미국은 30년간 약해진 자신의 힘을 인지하고 자신의 대륙으로 돌아가는 겁니다. 미중갈등이 본격화한 후 다시 가장 핫해진 국제정치학자이자 안보전문가인 미어샤이머 교수에 따르면, 원래 전 세계를 완전히 지배하는 패권국이란 존재하지 않고 지역 패권국만이 존재하나, 그 중 역외 균형을 위해 군대를 파견해 역할을 할 수 있는 국가가 우리가 흔히 말하는 '패권국'이 됩니다. 그리고 그 국가는 미국뿐이었다는 것이죠. 아무리 항모전단이 있고 한 국가를 봉쇄해도 그 한계가 명확하고 지상군을 대양을 넘어 투사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역사상 가장 강한 지역패권국이었다는 게 미어샤이머 교수의 설명인데, 실제로 1800년대 1900년대 초까지 미국이 지역을 살벌하게 평정하던 걸 보면 납득이 됩니다. 그리고 다시 힘이 약해진 미국은 지역내에서의 힘 복구와 서열정리에 들어갔고, 가스/석유 등의 문제도 있지만 베네주엘라를 줘패기 시작하는 거는 그런 영향도 있어 보입니다. 유럽에서도 한 발 빼고, 중국도 선 넘지 않으면 딱히 문제 삼지 않겠다는 태도, 그리고 대중 견제의 상당 부분을 동맹국들에게 부담시키겠다는 건 차태서 성균관대 교수가 은연 중에 깔고 말하는 이른바 '세력권 분할의 국제정치'를 의미합니다. 유럽에서 러시아의 일정정도 힘, 동북아지역에서의 중국의 힘을 인정하고 둘다 미국의 이익을 건들지만 않으면 딱히 강하게 '자유주의적 가치에 기반한 개입'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지요. 그러면 대충 세계는 이렇게 적당히 강대국간의 힘이 분산된 상태로 다시 예전처럼 공급망을 연결해 자유로운 무역과 교류를 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미국은 '무역수지가 곧 안보'라는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이 어쩌면 이거지요. 그러면, 향후 미중 갈등의 양상은 어떻게 될까요? 세력권 분할은 어쩌면 이미 도래한 양극체제를 인위적으로 다시 쪼개서 적당히 관리하려는 의도일 수 있습니다. 여전히 논쟁적이지만, 일부 전문가들 미국 외교가의 핵심인물들은 이미 '양극체제가 도래했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다만, 제가 볼때에 그 전개 양상은 미소냉전하고는 다를 것입니다. 양극체제가 곧 냉전도 아닐뿐더로, 신냉전으로 우리가 미래를 규정하더라도 그 '신'이라는 '새로운'이라는 글자가 의미하는 것처럼 미소냉전과는 다른 양상이 펼쳐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음 편, 마지막편에서는 그 문제를 다루면서 공급망 재편과 한국 기업들의 고민과 전략적 선택지에 대해 간단히 다뤄보겠습니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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