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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5/07/11 22:08:53
Name   스톤위키
Subject   복음서 소개 - (0) 개괄

조심스럽게 타임라인에 썼다가 글자수 제한의 압박도 있고
의외로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티타임 게시판에 올려봅니다.

아무래도 전문적인 신학공부를 하지 않은 사람의 글이다보니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는 말아주시고..
모쪼록 강호 제현의 가르침을 기다리겠습니다.

--------------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는 '복음서' 라는 것을 신약성경의 앞부분에 위치한 4개의 책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복음서가 쓰여지고 사람들에게 전파되던 시기에는 지금 우리가 바라보는 '성경책'이라는 것이 정립되기 전의 시대였습니다.

나사렛 예수가 활동하던 시기는 AD 30~33년 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죽은 뒤, 예수를 믿는 종교집단은 지중해 전역으로 폭발적으로 퍼졌는데요.

그 중 가장 처음 쓰여진 것으로 여겨지는 복음서인 '마가복음'은 AD 70년 경에 쓰여졌습니다.
예수 사후 약 40여년이 흐른 뒤인 것이죠.

(그러면 그보다 앞선 시대는 어땠을 까요? 그 시기에는 '바울'과 다른 제자들의 편지들이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기록된 '신약성경'은 예수의 동생 야고보가 쓴 것으로 여겨지는 '야고보서'와 '바울'이 갈라디아 지역의 교인들에게 쓴 "갈라디아서" 입니다. )

즉, 예수 사후에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이 경험한 예수 어록과 예수 행적들을 전파하기 시작했고 그런 것들 중에 특정 부분들을 모아 재정립한 것이 바로 복음서 인 것이죠.

최초의 복음서인 마가복음이 쓰여진 AD70 년은 예수 사후 약 40년이 지난 시점으로
나사렛 예수의 실제 말과 행적을 보고 듣고 경험한 사람들이 상당히 많이 생존하던 시점입니다.

따라서, 이 당시에 예수 행적과 예수 어록을 저자가 마음대로 왜곡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
당시는 지금처럼 누구나 읽고 쓸 수 있는 시대가 아니었습니다.
또한 필기구라는 것도 파피루스 조각이나 양피지에 쓰는 것이 전부였던 시대죠.

그래서 당시의 보편적인 정보전달 방법은 "구전 구술"이었습니다.
이 방법이 의외로 정확헀는데요. 한가지 정보에 대해 여러사람들이 동시에 외우고 전달하는 방법이었기 때문에 일부 사람의 오류나 왜곡이 있어도 다수의 교차검증을 통해 복원이 가능했습니다.

마치 살아있는 블록체인과 같은 방법이었죠.

그렇지만 이 방법이 효과적이려면 암기와 구술이 쉬운 형태로 정보의 가공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전달할 정보들은 노래와 비슷한 형태로 재가공이 됩니다.

그래서 복음서에 등장하는 예수 어록의 상당수가 운율을 띄고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예수 어록 중 하나인 '산상수훈'이 대표적입니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

(참고도서 : 참고 도서 "구술전승과 신약성서, (라파엘 로드리게즈 저자 · 김선용 번역, 감은사)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4845352)

그렇다면 복음서의 '장르'는 무엇일까요? 우리는 어떤 사람의 일대기를 떠올리면 '육하원칙에 입각한 시간 순서별 사건 기록'을 생각하기 쉬운데요.

이런 육하원칙이라는 기준 자체가 근대의 산물입니다.
고대에는 '사실(fact)' 보다 '주제(message)'가 중요했습니다.
'사실대로 기록한다.'는 개념 자체가 거의 존재하지 않았죠.

그렇기에 복음서 역시 지금 우리가 접하는 "역사 기록과 같은 엄격함"으로 기록되어있지 않습니다. 최근 연구결과는 '그리스-로마 시대 전기(傳記)' 와 가장 가깝다고 하는데요.

이것은 사실의 나열보다 주인공 인물의 행적을 재구성하여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보다 날것의 언어로 쓰자면, 네 개의 복음서가 서로 불일치 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각각의 기록자들이 현대의 기준으로 엄밀하게 기록하기보다는 각자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제를 부각하기 위해 어느정도 수정과 재배치를 했다는 이야기 입니다.

이런 기록방법은 그당시에는 일반적인 기록방법으로 나사렛 예수의 삶과 가치관에 대해 더 극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방법이라는 것이죠.)

(참고도서 :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그리스-로마 전기 장르로 다시 읽는 마가복음 (권영주 지음, 감은사)"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17515509&srsltid=AfmBOopNT5sgVxHRoMqYjfpYqTQXp7gk9oye95TqaIuPfORNHq6irPhb )

복음서가 기록된 순서는 마가복음 - 마태/누가 - 요한복음의 순서입니다.

그리고 그외의 복음서는 다 최소 예수 사후 200년이 지난 시점에 작성된 것으로
실제 예수 행적과 예수 어록을 기록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도올이 도마복음가지고 돌아다니면서 썰푸는 건 완전 오류라고 보시면 됩니다.

마치 거대한 음모가 있어서 기독교세력이 도마복음을 말살했다는 식으로 떠들고 다니는데, 다른 음모가 있는게 아닙니다. 예수가 한 말도 아니고 도마가 쓴것도 아니기 때문에 인정을 안하는 것이죠.

애니웨이.

그러면 4개의 복음서는 다르냐? 하면 다릅니다.

물론 여기도 실제 마가/마태/누가/요한이 쓴거냐? 하면 다툼이 있는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최소한 이 기록들은 예수 행전과 예수 어록을 담은 것이 확실하며

그 외의 기록에 대해서도 '그 현장에서 직접 보지 않으면 기록하기 어려운' 내용들을 다수 담고 있기에 (신학적으로 '목격자 진술' 이라고 합니다.) 실제 예수 전승을 기록했다고 인정받습니다.

그럼에도 내용이 다른 이유는 각자 독자의 대상과 강조하고자 하는 내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음 글에는 간략하게나마 각 복음서의 특징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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