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2/03/03 20:29:36수정됨
Name   괄하이드
File #1   스크린샷_2022_03_03_20.16.51.png (1004.7 KB), Download : 41
Subject   대선에 대한 잡다한 생각들


글 전체를 관통하는 큰 주제는 없는 그냥 잡다한 생각들입니다.

1.
개인적으로 이재명 승리를 예측하는 예측글을 한번 써보려고 며칠전에 생각했다가 일이 바빠서(+귀찮아서) 미루고 있었는데 안 쓰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차피 저는 단일화가 이제 물건너갔을거라고 예측했기때문에 거기서부터 틀려먹긴 했습니다. 재외국민투표까지 다 끝난 사전투표 전날 전격 단일화가 벌어질줄이야.

2.
이재명이 유리한 것 같다고 판단한 이유중에 하나는 물론 여조의 막판 추세였습니다. 여전히 윤석열이 근소우위인 조사가 많긴했지만 모든 조사에서 지난주 대비 격차를 가파르게 좁히는 추세를 보여주었지요. 많은 여론조사 전문가분들이 예측할 수 없는 박빙승부라고들 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적으로 교류하는 여조 전문가분의 견해를 들어보니 (본인도 방송 인터뷰에서는 박빙이고 예측불가라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돈을 걸라면 이재명에게 걸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당연히 단일화 전 얘기라서 이제는 의미 없는 이야기입니다.. (반면 홍차넷 이벤트 댓글을 보니 거의 한손으로 꼽을정도로 소수를 제외하면 대다수가 윤 승에 베팅했고, 심지어 박빙이 아니라 10%가량 차이나는 압도적인 윤 승리를 예측하신 분들이 많아서 좀 놀랐습니다.) 극적인 단일화가 이뤄진 것에는 물론 선거비용을 보전받기위한 안철수의 동기가 크지만, 여조 추세가 따라잡히면서 윤캠의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요. 여유있게 이길수 있는 상황으로 판단했다면 굳이 정권의 지분을 나눠줄 필요가 없으니까요.

3.
여조 외에 개인적으로 이재명의 승리를 점친 요인 중 하나는 청년 여성표의 존재입니다. 이준석은 '세대포위론'이라는 이름으로 대충 2030청년표를 가져와 원래 전통적인 지지층인 60+ 노년층과 함께 4050중년표를 포위해서 이기겠다는 전략을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전설의 시작이 된 7글자 [여성가족부 폐지] 를 시작으로 이준석이 택한 전략은 '청년'을 위한 공약이 아니라 '청년 남성'(정확히 말하면 인터넷 남초 커뮤니티)의 반페미니즘 열망을 자극하는 전략이었죠.

그 생각이 옳다 그르다 당위를 말하고 싶은게 아니라 순수하게 선거공학적 측면에서 저는 늘 약간의 의구심이 있었습니다. 특정 계층을 위한 약속에는 대개 반대 집단의 '청구서'가 있기 마련이죠. 예를들어 성소수자를 위한 정책을 밀면 당연히 성소수자들의 표심을 손쉽게 가져올수 있겠지만, 그런 전략을 잘 택하지 않는 이유는 '기독교인 표심'이라는 청구서가 있고, 그게 더 과대평가되고 있기 때문이지요. 근데 청년 남성이 수적으로 여성보다 많은 것도 아니고 (약간 더 많긴 합니다;) 여성이 집안일하느라 투표장에 못 나오는 시대도 아닌데, 도대체 왜 청년 남성을 위한 반페미니즘 공약은 청구서를 받지 않는다는 것일까요?

물론 일리가 있는 전략이 맞습니다. 청년 여성층은 지지의 기준점이 높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웬만한 정책으로 지지가 잘 움직이지 않는 계층이긴 합니다. 예를들어서 문재인 정부가 페미니스트 정부라고 남초에서는 욕을 먹는데, 그럼 반대로 페미들은 좋아해줘야 되는건데 정작 페미들은 문정부 별로 맘에 안 들어한단 말이죠. 저정도가지고 무슨 페미니스트 정부냐고 욕하면서 심상정이나 지지하곤 했으니, 당연히 선거공학적으로는 남자들 챙겨주는게 더 가성비가 좋은거죠.

근데 윤석열이 지속적으로 친남성 행보를 보이면서 여성표의 이재명집결이 어느정도 발생하고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재명 찍기 정말 싫었는데, 윤석열이 계속 펨코 타겟 친남성 정책 내는거 보니까 무서워서라도 막아야겠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죠. 이건 저의 뇌피셜이기도 하지만 당연히 윤캠쪽에서도 인지하고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며, 그 결과 위 페북글이 어제 올라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성가족부 폐지'라는거 SNS에서 쏠쏠하게 써먹었으니 슬쩍 10대공약에서 뺐다가 걸려서 다시 넣었고, 결국 전국민에게 발송하는 공보물에서는 무려 두 페이지에 걸쳐 10대 공약을 설명하고 있지만 여성가족부 폐지 얘기가 슬쩍 빠져버린 사실도 마찬가지로 해석됩니다. (왜 뺐냐는 질문에는 '홍보 수단의 특성에 따른 맞춤형 전략일 뿐'이라고 답했습니다.) 아무튼 저는 그 청구서가 분명히 돌아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청년 여성층은 여론조사 포집이 가장 어려운 계층이기도 하고요)

4.
개인적으로는 여론조사에 관심이 좀 있었고 과연 이대로 끝나면 어떤 조사방법이 적합했고 어떤 업체가 엉터리였는지 분석을 한번 각잡고 분석해보겠다는 계획이 있었는데... 완전히 판도가 바뀌면서 그냥 이전에 했던 조사들은 다 무의미해져버렸네요. 개인적으로 이번 단일화에서 가장 빡치는 포인트입니다... ㅋㅋㅋㅋㅋ 이제 정말로 깜깜이 상태로 선거를 치르게 됐네요. 과연 단일화의 효과는 어떤식으로 작용될까요? 아마 윤이 분명히 이득을 보긴하겠지만, 얼마나 이득을 보게 될지, 최종 결과가 어떻게될지 이제는 잘 모르겠습니다...








2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5029 1
    15878 창작또 다른 2025년 (3) 3 트린 25/12/04 312 3
    15877 스포츠[MLB] 코디 폰세 토론토와 3년 30M 계약 김치찌개 25/12/04 231 0
    15876 창작또 다른 2025년 (1), (2) 8 트린 25/12/03 464 7
    15875 기타유럽 영화/시리즈를 시청하는 한국 관객에 관한 연구(CRESCINE 프로젝트) 19 기아트윈스 25/12/03 574 2
    15874 일상/생각큰일이네요 와이프랑 자꾸 정들어서 ㅋㅋㅋ 14 큐리스 25/12/02 969 5
    15873 오프모임12월 3일 수요일, 빛고을 광주에서 대충 <점봐드립니다> 15 T.Robin 25/12/01 561 4
    15872 경제뚜벅이투자 이야기 19 기아트윈스 25/11/30 1522 14
    15871 스포츠런린이 첫 하프 대회 후기 8 kaestro 25/11/30 455 12
    15870 도서/문학듣지 못 하는 아이들의 야구, 만화 '머나먼 갑자원'. 15 joel 25/11/27 1048 27
    15869 일상/생각상남자의 러닝 3 반대칭고양이 25/11/27 704 5
    15868 정치 트럼프를 조종하기 위한 계획은 믿을 수 없이 멍청하지만 성공했다 - 트럼프 행정부 위트코프 스캔들 6 코리몬테아스 25/11/26 907 8
    15867 일상/생각사장이 보직해임(과 삐뚫어진 마음) 2 Picard 25/11/26 696 5
    15866 일상/생각기계가 모르는 순간 - 하루키 느낌으로 써봤어요 ㅋㅋㅋ(와이프 전전전전전 여친을 기억하며) 5 큐리스 25/11/25 634 0
    15865 경제주거 입지 선택의 함수 4 오르카 25/11/25 657 3
    15864 철학/종교진화와 창조, 근데 이게 왜 떡밥임? 97 매뉴물있뉴 25/11/25 1876 4
    15863 일상/생각창조론 교과서는 허용될 수 있을까 12 구밀복검 25/11/25 1067 17
    15862 기타★결과★ 메가커피 카페라떼 당첨자 ★발표★ 11 Groot 25/11/23 622 4
    15861 기타[나눔] 메가커피 아이스 카페라떼 깊콘 1 EA (모집마감) 31 Groot 25/11/21 678 3
    15860 일상/생각식생활의 스트레스 3 이이일공이구 25/11/20 720 1
    15859 일상/생각누구나 원하는 것을 얻는다. moqq 25/11/20 652 7
    15858 오프모임[취소] 11월 29일 토요일 수도권 거주 회원 등산 모임 13 트린 25/11/19 779 3
    15857 경제투자 포트폴리오와 축구 포메이션2 2 육회한분석가 25/11/19 483 3
    15855 의료/건강성분명 처방에 대해 반대하는 의료인들이 들어줬으면 하는 넋두리 46 Merrlen 25/11/17 2018 2
    15854 경제투자 포트폴리오와 축구 포메이션 육회한분석가 25/11/17 569 6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