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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12 19:50:02
Name   토끼모자를쓴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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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순결한 희생자'로 획일화됐던 위안부 피해자, 같은 삶은 없다


https://news.v.daum.net/v/20200612112738710

“김순악, 김순옥, 왈패, 사다코, 데루코, 요시코, 마쓰다케, 위안부, 기생, 마마상, 식모, 엄마, 할매, 미친개, 술쟁이, 개잡년, 깡패할매, 순악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순악 할머니의 생애를 다룬 영화 <보드랍게>는 그의 다양한 호칭들을 나열하며 시작한다. ‘위안부 피해자’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다양한 삶의 궤적을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그들의 발언을 정확히 해석할 수 없다. (..)



‘피해자 증언’ 외에는 위안부 문제가 관심받기 어려웠던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이들은 ‘순결한 희생자’로 획일화됐다. 위안부 피해로 인해 굴절된 생애의 기록은 부차적인 것으로 남았다. 정의연을 비롯해 이들과 함께한 시민단체 운동 방식의 문제로만 치부하기는 어렵다. 전문가들은 여성인권보다는 ‘민족주의’의 관점에서, 일제에 짓밟힌 피해자상에만 반응한 언론과 사회의 위안부 문제 소비 방식도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



김복동·이용수 할머니는 대표적인 위안부 활동가로 꼽혔지만, 그 행보는 같지 않았다. 2000년대 이후 김 할머니가 정의연과 함께하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전 세계 전시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활동으로 넓히는 데 힘을 모았다면, 이 할머니는 위안부 문제 자체에 집중한 편이다. 이 할머니는 한 단체와 꾸준히 함께하기보다 정의연, 나눔의집, 대구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등 다양한 단체와 활동했다. 이 할머니가 머무는 대구·경북 지역은 특히나 시민모임이 활발한 곳이라 그는 지역에서도 위안부 문제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냈다. (..)



피해자의 요구와 운동의 방향이 늘 일치했던 것은 아니다. 1995년 일본 민간에서 조성한 ‘여성을 위한 아시아 평화국민기금’은 피해자와 피해자, 일본과 한국의 활동단체가 분열하게 된 계기였다. 당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이 기금이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을 묻지 않는다며 수령을 반대했다. 기금은 ‘영혼을 더럽히는 돈’이고 이를 받으면 ‘민족을 배신하는 것’이라는 여론이 퍼졌다. 김학순 할머니를 비롯한 피해자들도 정대협 입장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심미자 할머니를 비롯해 기금 수령에 우호적이었던 피해자들도 적지 않았다. (..)

한혜인 아시아평화와역사연구소 연구위원은 진술 변화는 이용수 할머니뿐만 아니라 다른 피해자들에게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했다. ‘위안부 운동은 독립운동’이라는 설명이 유행하면 ‘내 아버지가 독립운동가라 팔려 갔다’고 진술하는 식이다. 그는 “정대협이 (시기에 따라 피해자에게) 원하는 진술을 강요했다기보다 우리 사회가 피해자들에게 이러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

‘피해자의 공통된 뜻’이 있다는 것은 이 운동이 가진 환상이었을지도 모른다. 생존한 정부 등록 위안부 피해자는 17명이다. 이들이 모두 정의연의 뜻을 따르지 않고, 이 할머니의 문제제기에 동의한다고 볼 수도 없다. (..)

강정숙 성균관대 동아시아역사연구소 연구원(전 한국정신대연구소장)은 “피해자의 다면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맥락은 거세된 채 ‘발언’에만 치중해선 피해자 중심주의적인 시각을 세울 수 없다”며 “피해자 말을 그대로 따르는 게 아니라 피해자가 근본적으로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 잘 살펴서 논의해 나가는 것이 피해자 중심주의”라고 말했다. (..)



피해자가 살아 있는 현재와 세상을 떠난 이후의 피해자 중심주의에 대한 접근이 달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지금은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실재하지만, 미래에는 이들의 뜻이 활자와 영상 등으로 재현될 수밖에 없다. 피해자를 오직 당사자에만 국한할지, 이들과 함께한 유족, 활동가, 더 넓게는 비슷한 성폭력의 역사를 살아온 시민들의 트라우마까지 포함한 개념으로 확장할지 고민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할머니들 개인의 삶을 들여봐야 합니다. 그래야 본질이 보입니다.
그리고 우리들을 돌아봐야 합니다. 지금 이 사태는 할머니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 전반의 문제점을 비추는 거울과 같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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