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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09/10 21:51:09
Name   tannenbaum
Subject   몇몇 퀴어 독립영화 단상.
로드무비, 후회하지 않아, 지난여름 갑자기, 남쪽으로 간다, 밤벌래, 백야.............................................

KBS에서 '진모가 또?'로 유명한 단막극 '슬픈유혹'을 보았을 때 그 충격을 잊지 못합니다. 우리의 이야기가 티비에... 그것도 공중파 방송에 나오다니.... 너무나 반갑고 기뻤지요. 김미숙씨와 김갑수씨가 권태스런 부부로 나왔고 주진모가 회사 신입부하직원으로 등장했습니다. 단 1그람의 성애장면도 없이(아!! 절정부분에 주진모랑 김갑수가 키스 할랑말랑 하다가 페이드 아웃 되기는 합니다.) 두 남자와 김미숙의 감정선을 따라갔습니다.

로드무비는 도입부에 당시로서는 경악할만한(제가 아니라요....) 황정민과 번개로 만난 청년의 노골적인 성애장면으로 시작합니다. 하지만 영화 끝까지 황정민, 정찬, 서린 세사람의 여정을 이야기 했습니다. 동성애자의 성애보다는 로드무비라는 주제를 따라갑니다. 쌍화점은.. 음... 퀴어영화도 아니고 그냥 흥행을 위한 MSG로 첨가한정도...라 뭐라 말하기는 애매합니다.

제가 처음 본 퀴어 독립영화는 김조광수 감독의 소년, 소년을 만나다 단편이었습니다. 스토리는 단순합니다. 거침없이 하이킥 시리즈로 유명해진 김혜성과 이현진이 고등학생으로 등장하는 고등학생들의 풋풋한 두근거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전에 혹은 이후에 발표되거나 개봉했던 퀴어 독립영화들은... 다음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기승전섹스]

탈북자게이가 삼각관계로 고민하다 섹스, 재벌집 아들과 호빠선수가 만나 지지고 볶다 섹스, 젊은 청춘들이 군대 면회가서 섹스, 가난한 학생이 원조교제 하다 섹스, 10대 청소년끼리 섹스, 이성애자 건드려서 섹스, 유부남끼리 섹스, 노인과 어린 학생이 섹스... 섹스 섹스 섹스................... 재미 있는건... 메인스트림 감독들이 만든 '슬픈유혹', '로드무비'등은 성애보다 이야기에 집중하는 반면 독립영화들은 성애 장면을 위해 이야기를 하는 듯하다는 것이죠. 19금 영화에 출연한 여배우가 인터뷰하는 18번이 있지요. 영화에 필요하면 벗겠어요. 마찬가지로 필요한 장치로서 성애장면이라면야 누가 뭐라 할까요?

하지만 작금의 퀴어 독립영화들은 성애장면을 위해 존재하는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물론, 처음 보는 사람들에겐 나름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겠네요. 자 봐라 니네가 그라고 더럽게 여기는 그 동성간 성애가 이런거여. 역겹냐? 욕할라믄 해라!! 우리도 느그들처럼 만나고 헤어지고 먹고 자고 마시고 웃고 울고 섹스도 한다. 어쩔건데!! 외침이겠죠.

그런데... 무슨 잃어버린 딸찾는 아침드라마도 아니고 허구헌날... 무슨 섹스 못하고 죽은 귀신이 들러 붙은것도 아니고 이영화도 저영화도 전부... 참... 누가보면 성소수자들은 1년 365일 24시간 섹스에 환장한 줄 알겠습니다. 혹여라도 누군가 퀴어에 관심이 생겨 찾아본다면 비슷한 생각을 하지는 않을런지 걱정부터 되더군요.

그렇지 않은 퀴어 독립영화도 있겠지만... 제목만 보면 영화 다 본것 같아요. 영화 시작과 함께 주인공들이 성애를 나눕니다. (장면전환) 탈북하거나 가난에 고통받거나 가출하거나 회사 짤리거나 누가 죽거나 하다가 또 다른 누군가를 만나 또 성애 (장면전환) 주인공들끼리 지지고 볶다 또또 성애 (장면전환) 자살하거나 차타고 멀리 떠나거나 가족에게 돌아가거나... 영화 끝. C+C, C+V인 줄... 마치... 어차피 등급외 판정 받을거 성애나 때려 넣자는 심정인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자극적인 장면으로 투자금 회수라고 하려는 심산이라면 차라리 이해라도 되지만 퀴어로서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성애뿐이라면 더 처참할 거 같거든요.

요는... 성애 없이도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굳이 끼워 넣는게 퀴어는 아닐 것입니다. 우리가 들려 줄 수 있는 이야기가 성애뿐인 건 아니거든요. 정말 많습니다.

제발 좀 거 퀴어독립영화 제작자님들.. 감독님들... 엥간히 좀 벗기쇼. 내가 봐도 겁나 짜증나는디 남들은 오죽하것소?? 얘기 좀 들을라는데 왜 허구헌날 벗기고만 있는지 이유를 모르것네 진짜... 그렇게 벗기고 싶으면 차라리 일본가서 포르노나 찍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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