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7/07/18 02:49:22
Name   Erzenico
Subject   Ragtime - 재즈의 태동에 대하여
큰 고민 없이 기계식 키보드를 샀다는 이유만으로 습관적 글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지 1주일 지났네요.
그 동안 주제를 뭘로 해볼까 많이 생각해 보았는데,
제가 얕게 아는 것들은 다양하지만 깊게 아는 것은 아예 없더라구요.
그렇다고 직업적 지식을 풀어놓기에는 저의 무지함을 자랑할 것만 같고 
앞으로 밥 벌어먹고 살 일이 걱정되어 그렇게는 도저히 못할 것 같고
가볍게 제가 좋아하는 음악에 대해서 천천히 글을 풀어놓아 볼까 합니다.
뻘소리를 간혹 해서 읽는 동안 불편하시다면 주저없이 빽 해서 스킵하시기 바랍니다.

재즈라는 음악은, 여느 현대 대중음악과 비교하더라도 그 기원이 매우 불명확한 장르의 하나입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 음악은 미합중국의 역사에 매우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것만은 알 수 있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저처럼 세계사에 큰 관심이 없으신 분들에게 미국은 영국의 식민지였고
[보스턴 차 사건]을 계기로 독립하게 되었다 정도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사실 현재의 미국은 18세기까지만 하더라도 서부는 스페인, 중부는 프랑스, 동부는 영국에게 지배되던
거대한 식민지에 불과한 곳이었다고 합니다.
16세기-18세기 동안 유지되었던 소위 말하는 [누벨 프랑스]
크게 현재의 퀘벡과 미 중부지역, 허드슨 만 일대 등을 포함하는 넓은 영토였으며
이 중 미 중부지역에 해당하는 부분을 스페인에게 양도하였다가
1800년 스페인이 유럽 정세에 따라 프랑스 공화정과 맺은 [산 일데폰소 조약]에 의해 이를 프랑스에 반환하였으나
토머스 제퍼슨의 결정으로 프랑스령 루이지애나는 당시 1500만 달러에 미합중국에 매각되게 됩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 지점은 당시 미합중국과 프랑스령 루이지애나가
흑인 노예들을 대했던 방식이 상이했다는 부분이었는데요.
19세기 중반 [남북전쟁]이 발발하고 나서도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종차별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미국과는 달리
일찌감치 북아프리카계 이민자를 시민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프랑스 문화의 영향을 크게 받은 프랑스령 루이지애나에서는
돈이 있으면 노예에서 자유민이 되기 비교적 쉬운 환경이었고
많은 프랑스 이주민들은 서아프리카 출신 노예들과도 자유롭게 혼인하면서 많은 혼혈아가 탄생하였는데
이 계층을 [크레올]이라고 불렀고 이들은 비교적 부유한 가정환경에서
기본 소양으로서 클래식 음악과 악기 연주를 배우면서 자라게 되었습니다.
이들이 프랑스령 루이지애나 매각과 함께 프랑스인들이 철수하며 미합중국이라는 환경에 내팽개쳐지면서
자구책을 찾은 것이 바로 클럽에서 연주를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방법이었고
이러한 배경에서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대두된 음악이 래그타임인 것입니다.
(참 멀리도 돌아돌아 여기까지 왔네요. 잠시 숨 좀 돌리고...)


앞서 크레올이 자구책으로서 '클럽'에서 음악을 연주하였다고 언급하였는데
이 클럽이라는 곳이 당시로 말하면 '카바레'를 말하는 것으로서, 춤을 출 수 있는 무대가 있는 술집을 일컫는 말입니다.
따라서 이 곳에서 연주되는 음악도 자연스레 춤을 위한 곡으로서 기능하게 마련이었는데요
유럽에서 성행하던 '점잔뺴는' 유형의 왈츠 같은 춤곡이나 19세기에 프랑스에서 성행한 캉캉과 같은 유형의 춤곡과는 달리
루이지애나의 문화권에서는 소위 말하는 엇박, 즉 [싱코페이션(당김음)]을 중심으로 한 '흔드는' 춤이 유행했던 것으로 보이며
- 여담으로 이런 춤의 흔적은 후대의 스윙댄스나 지터벅(=지루박) 등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
이런 당김음이 독특한 리듬감을 만들어 내어 당시까지는 보기 힘들었던 새로운 장르가 태어난 것으로 간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당김음을 당시 말로 "ragged" rhythm으로도 불렀으며 여기에서 래그타임이라는 이름이 탄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스타일의 대표주자이자 듣고 나면 "아, 이게 래그타임이었어?" 라고 할만한 곡들을 만들어낸 사람이
바로 [Scott Joplin]이라는 피아니스트입니다.
이 분의 대표곡하면 뭐니뭐니해도 [The Entertainer]를 꼽을 수 있는데요.
잠깐 들어보고 가시겠습니다.



물론 이만큼 유명한 곡인 [Maple Leaf Rag] 도 빼놓을 수 없겠죠.
이쪽은 아예 제목에 Rag이라는 단어를 포함시켜 정체성이 더욱 강조되는 부분이구요.



이후 부기우기나 핫 재즈 등이 등장하면서 래그타임 자체는 별개의 장르가 되어버린 느낌이 강하지만
그래도 이 장르를 재즈의 태동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이유는
아마도 알려진 서양의 음악 장르에서 최초로 모든 부분에서 당김음을 적극적으로 사용한 장르라는 점에서인데
이는 최근에도 아주 전위적인 세부 장르가 아닌 경우에는
재즈라는 음악의 정체성을 이야기 할 때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싱코페이션과 레이백을 적극적으로 이용한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6
  • 헉, 다..다음 내용을 부탁드립니다!!
  • 좋은 글 감사합니다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628 음악보스턴 티 파티 8 바나나코우 18/12/11 5403 2
8713 게임2019년 기대되는 게임을 뽑아보기 14 저퀴 19/01/01 5403 7
11754 오프모임6/6 일요일 12시 경복궁 관훈점.(마감) 56 Regenbogen 21/06/04 5403 7
11777 사회2-30대 남/여 자살율 비교 18 매뉴물있뉴 21/06/11 5403 1
11780 역사춘추시대의 샌디쿠팩스. 중이. -상편- 3 마카오톡 21/06/14 5403 14
12911 게임이제는 무섭기까지 한 게임패스의 확장 15 저퀴 22/06/13 5403 0
6980 스포츠UEFA가 FFP 2.0을 준비중입니다. 3 기아트윈스 18/01/21 5404 0
7243 스포츠[불판] 2018 BNP 파리바 오픈 8강 (정현 vs 페더러) 32 Toby 18/03/16 5404 1
12560 문화/예술방과후설렘 8 헬리제의우울 22/02/28 5404 14
9118 오프모임대충 달려보는 4월 25일 저녁 7시(오늘) 급번개 → 강남 언저리! 27 T.Robin 19/04/25 5405 1
7037 일상/생각조카들과 어느 삼촌 이야기. 9 tannenbaum 18/02/02 5405 24
8558 일상/생각저는 꽁지머리입니다 10 mmOmm 18/11/23 5405 7
8818 오프모임[노래방벙] 날짜 잡겠습니다 댓달아주세염 26 벚문 19/01/30 5405 2
10442 기타이쯤에서 다시보는 미국 공항사진 5 유럽마니아 20/03/30 5405 1
11499 일상/생각요즘 생각하는 듀금.. 내지는 뒤짐. 16 켈로그김 21/03/17 5405 16
2399 일상/생각이세돌 9단의 5번째 대국의 큰 그림은? 15 Darwin4078 16/03/14 5406 0
8126 도서/문학책 읽기의 장점 1 化神 18/08/27 5406 9
4200 방송/연예소사이어티 게임 6화 후기 7 Leeka 16/11/20 5406 1
5440 경제[특징주] 안랩, 6거래일 연속 하락 16 Beer Inside 17/04/14 5406 0
7456 정치북핵 문제를 둘러싼 한반도 정세와 남북정상회담 by 김영환 5 뒷장 18/04/29 5406 3
11031 일상/생각그렇게 똑같은 말 1 머랭 20/10/06 5406 17
11223 일상/생각아버지께서 긴 여행을 가실 거 같습니다 10 bullfrog 20/12/14 5406 7
13196 방송/연예대군사 사마의 감상. 나관중에 대한 도전. 10 joel 22/09/30 5407 22
7134 일상/생각나의 커피 컵 이야기 15 Liebe 18/02/18 5408 2
9073 음악[클래식] 베토벤 월광소나타 3악장 Moonlight Sonata 3rd movement 2 ElectricSheep 19/04/13 5408 2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