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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06/19 15:44:57
Name   tannenbaum
Subject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모 커뮤니티에서 친구관련 글을 보고 참 많이 찔렸다.

예전에 이야기한 적 있듯 친구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아마 지금도 난 신불자 상태에서 괜찮은 직장은 커녕 어디 일용직이나 하청 노동자를 전전하며 여전히 부채에 깔려 있을 가능성이 높겠지... 그래서 내가 그동안 그 친구들에게 해준건 무얼까 곰곰히 생각해 봤다. 팍 떠오르는 기억이 없는 걸 보니 별로 없었나 보다. 한결 같은 나의 사랑과 우정?? 음.... 뻔뻔하네. 구지 끄집어내 보자면.... 대학시절 영어번역 대신해준거... 오피스 못하는 놈 PPT 대신 해준거... 서울 올라올때마다 숙식을 제공해 준거.... 제수씨 소개시켜준거... 또 뭐가 있을라나....

사실 그렇다.

이제 겨우 먹고 살만한 나보다 다들 큰 집에서 적당히 잘 살고들 있다. 간혹 그런 생각도 했다. 걔들 중 누가 안좋은 일을 당해 어려움에 쳐했을 때 짜잔~ 하고 나타나 별일 아니라며 어깨 툭툭치며 그때 받았던 이상 내놓으면.... 막 감동 먹겠지? 그럼 난 대인배 코스프레 하면서 갖은 폼을 다 잡고.... ㅡㅡ;; 이건 뭐 찐따도 아니고 중2병도 아니고... 상상을 해도 그런 흉악한 상상을....

현재 상태에서 내가 딱히 뭘 해줄것도 할 수 있는것도 없더라... 먼저 전화한통 하는거 그정도 말고는 별게 없더라... 그래서 A에게 전화를 했다. 내가 전화하면 무척 반가워 하겠지? 하는 기대감에 번호를 눌렀다.

'나다'
'알어'

ㅡ.ㅡ 잠시 잊고 있었다. A가 어떤놈인지... 천하제일 무뚝뚝+다혈질 콤보라는걸...

'그냥 생각나서 전화 했다'
'무슨일 있냐?'
'아니... 그냥...,,'
'별일 없는거 맞지?'
'그렇다니까. 잘 지내고 있어'
'너 낮술 먹었지?'
'야. 이. 견공자제야!!! 너는 전화를 해도 왜 뇌전병환자처럼 구는겨냐?'
'하이고.. 째깐한놈이 성질이 그라고 더러운께 여직 혼자인거여 니는.'
'웃기고 있네. 난 너처럼 술쳐먹고 쌈질해서 유치장은 안가'
'먼 언제적 얘기를 하고 있냐'

어제 손영민이 박진태 프로통산 첫승 날려먹었다는 둥, 철밥통 이대진을 오도독오도독 씹어야 한다는 둥, 큰조카가 사생대회 1등을 했고 제수씨 바가지가 날로 날로 새로워진다는 둥...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다음 계모임 때 보자며 전화를 끊었다. A가 끊기전 말했다.

'밥 챙겨묵고 먼일 있으면 전화해라'

괜히 전화했다 싶다. 어째.... 빚이 더 생기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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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아요~!
  • 역시 멋진 친구
  • 우정이 막막 느껴지는 친구분과의 대화입니다! 가끔 연락하는데 욕해주는 친구 너무 좋아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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