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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5/04/05 18:37:44
Name   명동의밤
Subject   "또 영업 시작하네"
돌판에는 '영업'이라는 개념이 존재합니다. 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매력을 다른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거나 소개하여 팬덤을 확장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팬들은 주로 콘텐츠 공유, 입덕 포인트 정리 등을 통해 타인을 설득하거나 끌어들이며 지지층을 넓힙니다. 그러나 아이돌 팬덤의 '영업'은 때로 단순한 적극적 홍보를 넘어 은밀한 방식으로 '마플(마이너 플로우)'을 타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때 팬들은 경쟁 관계에 있는 다른 그룹이나 부정적으로 평가받는 인물의 단점을 공론장에서 부각하거나 긍정적인 정보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는 방식으로 자신들이 지지하는 아이돌을 간접적으로 지원합니다.
이러한 형태는 정치적 영역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납니다.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익명 커뮤니티나 SNS 등에서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나 정당의 매력을 강조하고 경쟁 후보의 단점을 부각하는 방식으로 일종의 '영업'을 수행합니다. 특히 정치 분야에서는 '마플'이 더욱 쉽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자신이 애정과 매력을 느끼는 대상을 알리고, 싫어하는 대상의 부정적 정보를 강조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자신이 속한 공론장을 자신이 편안하게 느끼는 방향으로 이끌고자 하는 욕구 역시 자연스럽다고 봅니다. 실제로 일부 커뮤니티에서 자주 보였던 워딩은 "김건희 안 뽑습니다," "검찰 공화국 원하면 개추," "모르겠으면 따라하세요 여성가족부 폐지," "윤석열이 토론에서 이겼네요" 등 인지 능력을 스스로 파괴하는 자기 최면적 구호들도 이런 틀에서 이해는 할 수는 있습니다. 절박했겠지요.

다만 이 모든 행태들을 이해하더라도 자신이 적극적으로 '영업'했던 대상이 실패하거나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했을 때는 최소한 자신이 했던 언행에 대해 반성하는 책임이 있어야 합니다. 자신에 대한 비판을 "국민의 입을 틀어막을 거냐"하면서 틀어막는 행위는 당장은 통할 지 모르나 최소한의 자기반성이 없는 부끄러운 행위로 봅니다. "뽑은 사람이 무슨 잘못이냐"는 말도 있는데 그 뻔뻔함에 기가 막힙니다. 진짜 동료 시민을 생각한다면 자기 면피부터 할 게 아니라 부끄러워 해야 하지 않습니까? 만약 제가 이러한 방식으로 당선에 기여한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행동을 했다면, 저는 적극적으로 나서서 잘못된 결과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했을 것입니다. 특히 저같은 사람이 총대매고 해야 "정치적 대립"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민주주의 작동"으로 이어짐을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그걸 절반이나마 해낸 게 현실정치에서는 한동훈과 이준석 뿐입니다. 물론 한동훈은 "한덕수· 한동훈 내각" 삽질로 스스로 몰락했고, 이준석은 양두구육"에 대한 진실한 반성은 없이 "나도 탄핵받았다"로 어물쩍 넘어간 한계가 있긴 합니다만

현실에서 이 영업러들은 반민주당 진영의 아젠다를 열심히 생성했습니다. 안귀령 총잡이 논란, 민주파출소 논란은 반대로 탄핵 때 얼마나 탓할 게 없었으면 할 수 있는게 성별갈등 재탕과 형평성을 잃어버린 검열 논란 불지피기 뿐이었겠지요. 그리고 탄핵 소식이 있던 날, 모 커뮤니티에서 조회수 10만 이상, 추천수 1,000이 넘는 게시물을 보니 "이제 이재명을 치우자"라는 결의를 하고 있더군요. 이재명을 싫어하는 건 자유인데, 제발 균형잡힌 논의를 할 공간을 마련하지 않고, 그에 대한 반성은 한톨도 없이 그저 자기최면의 논리를 또 생성합니다. 그 직후 인터넷의 수많은 공간에서는 이제 어디선가 본 듯한 논리들이 지속적으로 유통되고 있습니다. 저라도 소리쳐야겠습니다.
"또 영업 시작하네. 니들 덕에 독재국가 살 뻔했다. 책임질줄도 모르는 비겁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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