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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5/10/16 15:45:04
Name   눈부심
Subject   기억에서 사라진 <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Last Exit To Brooklyn에서 Exit란 출구를 의미하는데 애초의 번역자가 비상구라고 오역을 하였으나 더 근사한 번역이 되었어요. 제가 대학신입생 때인가 학교미디어룸에서 시청했으니 (...)년이 좀 넘었나요(네 알았어요 이십여년요).지금은 내용이 기억이 잘 안 나요. 그치만 창녀로 나오는 여주인공의 연기는 사실적이었던 것 같아요. 여배우가 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했군요. 상실감에 몸을 내던져 바(bar)에서던가 한 무리의 남정네들에게서 집단강간을 당할 때의 체념한 듯한 눈빛이 기억나는 것 같기도 하고.. 이 영화는 분명 강렬했어요. 오늘 갑자기 생각나길래 검색을 해봤거든요. 원작을 쓴 이는 허버트 셀비. 그는 원래 작문교육이라곤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는 뱃사람이었어요. 만성적인 결핵으로 후유증을 앓다가 2004년 향년 75세의 나이에 세상을 달리 하셨어요.

그의 글은 미사여구랄 것도 없이 직설적이지만 사회 아웃사이더들의 삶 속 한 가운데서 더 이상 극렬할 수 없는 지독한 고독, 지독한 절망을 독자로 하여금 오금이 저리도록 적나라하게 표현했다고 합니다. 출판 당시가 겨우 1950년대였던지라 금서로 찍히기도 했어요. 동성애자, 창녀, 노동자, 매 맞는 아내 등을 통해 삶이 곧 지옥인 이들의 맨살을 날것 그대로 보여준 허버트는 자신을 비난하는 이들을 향해 '이들은 문학캐릭터가 아니다. 이들이 곧 우리의 모습이다. 이들이야말로 실재하는 인간이다'라고 맞짱을 뜹니다. 비평가들은 혹평을 내놓기도 했지만 반대편에서 찬사를 아끼지 않은 이들도 있었어요. 쇼킹하고 잔인하고 탈진할 듯 우울하고 견딜 수 없이 어둡지만 결코 외면할 수 없는 강한 힘이 있는 스토리라고요. 그리고 드디어 감독 울리 에델이 메가폰을 잡고 원작만큼은 아니지만 스토리의 죽을 듯 우울한 감성을 화면에 담아냅니다. 

원작가 허버트 셀비는요. 고등학교도 다니다 만데다 오랜 세월 거칠기 짝이 없는 뱃사람이었지만 돌아가실 즈음엔 USC에서 대학원생들에게 작문을 가르치고 계셨었어요..

스토리는 생각 안 나요. 다시 보고 싶기는 한데 아련한 기억 속의 여운이 깨질까봐 그냥 참을까도 싶고.. 이거 영화음악이 아주 좋기로 유명하죠. 이 영화 본 적 없으신 분들 기회되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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