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te | 25/06/02 11:34:20 |
| Name | 오호라 |
| Subject |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국민주권의 역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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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chosun.com/opinion/chosun_column/2025/06/01/PXZHMASWHBB2RMN2OA2WZJWZF4/?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그런데 국민은 ‘정치적 픽션(political fiction)’이다(E. Morgan). 각각의 국민은 존재하지만, 전체로서의 국민은 ‘가상의 실체’란 뜻이다. 그러니 ‘국민의 뜻’이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국민주권주의(plebiscitarianism)는 팩트 확인이 불가능한, 하나의 신앙 같은 것이다(함재학). 물론 그 원리 덕분에 민주주의가 정당화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국민주권이 신처럼 절대 군림하면, 사회는 전체주의로 굴러떨어진다. 이렇게 “전체로서의 국민이 모든 주권을 갖지만”, 사실상 “개개 국민은 한 떼의 소심하고 일 잘하는 가축으로 전락”하는 게 토크빌의 민주적 전제(democratic tyranny)다. 형용 모순이자 국민주권의 역설이다. 민주주의의 신성한 원리인 국민주권은 무시해서도, 맹신해서도 안 된다. 민주주의의 생존은 그 간극을 인식하고 형평을 유지하는 고도의 균형 감각에 달렸다(C. Lefort). 한국 민주주의는 독재를 거쳐 1987년 민주화에 성공했지만, 지금은 민주주의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민주적 전제’의 문 앞에 서 있다. 민주주의의 물질적, 제도적 조건을 넘어선 제3의 원소는 플라톤의 성찰, 토크빌의 절제, 몽테스키외의 균형 같은 마음의 습관(habits of heart)이다. 국민주권의 주술을 막는 지성의 부적이다. -------------------------------------- https://v.daum.net/v/20220309000042221 5년 전만 하더라도 국민들의 주권을 강조한 조선일보였다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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