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뉴스를 올려주세요.
Date 23/07/31 15:23:15
Name   카르스
Subject   "학부모 악마화는 해법 아냐" 교권 붕괴 먼저 겪은 일본서 배운다
오노다 명예교수는 서울 서이초 사건을 듣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학부모들을 괴물 취급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학부모의 요구사항을 어디까지 수용해야 할지, 무엇이 악성 민원인지 등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교육청이 변호사, 의사, 상담사, 사회복지사 등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학교 문제 해결 지원팀'을 만들어 학부모와 갈등하는 교사와 학교를 지원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일본에는 '몬스터 페어런트(괴물 학부모)'란 표현이 있다.

"2007년부터 유행했는데, 교사에게 부당한 요구를 하는 학부모를 가리킨다. 위험한 표현이어서 나는 쓰지 않는다. 학부모의 정당한 요구마저 깡그리 무시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부모를 괴물 취급해선 안 된다. 그들의 요구를 ①정당한 요구 ②학교의 업무 영역은 아니지만 대응 가능한 불만성 요구 ③무리한 요구, 즉 악성 민원 등 세 가지로 분류하고 각각에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자녀가 성소수자인데 치마 대신 바지 교복을 입히고 싶다'는 것은 ①에 해당하니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 학교 학생들이 우리 아파트 주차장에서 많이 노는데 위험하니 못하게 해달라'는 ②에 속한다. '졸업앨범에서 우리 아이 사진을 한가운데 배치해 달라'는 것은 ③이니 들어주지 말아야 한다."

(중략)

-교사와 학부모의 갈등이 지금처럼 커진 건 왜인가.

"학부모와 교사 사이의 문제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지난 30, 40년간 일본에서 문제가 커진 건 학교와 교사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요구만 일방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문부과학성이 학생지도요강을 개정해 학생이 수업 중에 떠들어도 교사가 책상이나 칠판을 탕탕 치는 등 강하게 주의를 주는 것을 금지한 것이 단적인 예다. '조용히 하라'고 말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그 빈틈을 아는 학생들은 '이제 어쩔 건데?'라면서 도발하기도 한다.

10년 전에 만든 '괴롭힘(학교폭력) 방지 추진법'도 폐해가 크다. 학생들 간의 사소한 다툼까지 모두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는 폭력 사건으로 규정해 서로 화해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고, 법정 다툼으로 키운다. 학교에서 파악하기 어려운 온라인 공간의 괴롭힘, 학원에서 발생한 문제까지 모두 학교가 방치한 문제 때문이라고 몰아세운다. 이렇게 현장을 반영하지 않은 법과 지침이 교사를 괴롭히는 것은 한국도 비슷해 보인다."

-학부모와 교사가 직접 소통하는 구조도 문제인가.

"일본은 약 10년 전부터 교사의 개인 휴대폰 번호를 일절 공개하지 않는다. 한국도 그렇게 해야 한다. 하지만 악성 민원 자체를 막을 순 없다. 학교에 전화를 걸어 몇 시간 동안 끊지 않거나 학교를 찾아가 다음 날 새벽까지 같은 말을 계속하는 학부모도 봤다. 손편지나 이메일을 보내기도 한다.

프랑스·미국 등에선 학부모와의 소통을 교사가 아니라 관리직인 교장이 한다. 한국과 일본에선 담임교사가 그 역할을 오랫동안 맡아 왔기 때문에 갑자기 바꾸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럼 어떻게 해야 교사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나.

"교사·학교와 학부모의 갈등 상황이 발생할 때 지원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오사카부 도요나카시 교육위원회가 만든 '학교 문제 해결 지원팀'이라는 체제가 있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지원팀이 문제가 발생한 학교를 찾아가 갈등을 조정한다. 하지만 유지 비용이 상당히 든다. 그래서 도요나카시 외에 도입한 곳은 교토시나 도쿄도 등 일부 지역뿐이다. 확대하려면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

출처: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073008110002328
==================================================================

좋은 내용이 많아서 여기에 올립니다.
비현실적인 수업 및 학교폭력 지침이나, 교사를 충분히 보호하지 못하는 시스템 등 양상이 너무 똑같아서 씁쓸합니다.

한국에서는 언론이나 해외 거주자들이 '해외에서는 교권이 잘 보장된다. 여기는 교권 붕괴를 이렇게 해결했다"면서 소개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신질환으로 휴직하는 교사가 수천명이고 교사가 기피직업이 되었다는 걸 보자니 딱히 그것도 아닌 것 같고.



13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5980 정치'아리팍' 42억에 놀란 국토부, 市에 "여의도개발 발표 연기" 8 moqq 21/09/30 4386 2
11393 의료/건강'발암물질' 누명 쓴 사카린..우린 어설픈 건강 전문가에 놀아났다 10 알겠슘돠 18/07/12 4386 1
15493 문화/예술‘표절’ 해명 없이... 신경숙, 절필 4년만에 전격 복귀 10 sound And vision 19/05/23 4386 2
11656 의료/건강"이제 안락사를 이야기할 때죠" 2 기아트윈스 18/07/20 4386 4
27787 정치"양치기 이준석에 속았다"..'라꾸라꾸 일주일' 김영진 분노, 왜 17 주식하는 제로스 22/01/25 4386 2
27535 정치'지지율 정체' 심상정, 모든 일정 중단…"현 상황 심각" 31 Cascade 22/01/12 4386 0
1425 문화/예술도매상 송인서적 부도..불황 출판계 설상가상 NF140416 17/01/02 4386 0
19601 정치mbc가 여론조사를 조사합니다 4 토끼모자를쓴펭귄 20/04/03 4386 2
20886 사회2019 한전 적자 1조 3500억, 법인세 0원 25 DX루카포드 20/07/03 4386 0
11160 사회"넌 쓰레기야" 신입에 폭언한 캠코 간부 5 월화수목김사왈아 18/07/03 4386 0
21402 경제 "전월세 전환율 2.5%로 하향조정…9월 공공재개발 공모 5 사십대독신귀족 20/08/19 4386 0
26781 정치이준석, '尹 결단' 없으면 전국일주 계획..'후보 따로 당대표 따로' 최대위기 43 구글 고랭이 21/12/02 4386 0
30365 정치빚만 36억, 매달 돌려막기 연명…노회찬 4주기, 참담한 정의당 27 데이비드권 22/07/14 4386 0
32157 정치尹 '압사? 뇌진탕' 발언 논란에 한덕수 "'바이든 어쩌고' 때처럼 영상이 다 진실은 아니지 않나" 17 과학상자 22/11/09 4386 0
31134 정치기업인 가벼운 법 위반, 형사처벌 대신 과태료 부과 추진 13 야얌 22/08/30 4386 0
16549 IT/컴퓨터MS, 쿠팡·티몬에 경고.."불법 윈도10 팔지마" 7 The xian 19/08/26 4386 0
19366 경제한미 통화스와프 체결…600억달러 규모 34 그저그런 20/03/19 4386 0
14508 경제맥도날드, 햄버거 등 23개 제품 가격 1~3% 인상 11 Darker-circle 19/01/31 4386 0
24492 국제오산발 미 전략수송기 '타이베이 착륙작전'…韓외교 시험대 1 다군 21/06/07 4386 0
27565 정치김건희 임용 당시 수원여대 채용 평가표 공개.."허위 의혹 이력으로 A 받아" 8 구글 고랭이 22/01/14 4386 0
29872 IT/컴퓨터“무엇이 두렵지?” 묻자…구글 대화형 AI “작동 정지되는 것” 23 매뉴물있뉴 22/06/14 4386 0
14002 국제딴지거는 일본…'표류 北어선수색' 설명에도 "매우유감" 또 항의 6 김우라만 18/12/22 4386 0
29107 댓글잠금 정치文정부 5년 담은 다큐 4편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공개 24 Groot 22/04/18 4386 1
13748 문화/예술최태섭 씨 칼럼 <5·18과 남성성> 20 발타자르 18/12/07 4386 4
16820 경제건설업계, 이틀간 10조원어치 해외사업 수주 10 CONTAXND 19/09/16 4386 3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