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뉴스를 올려주세요.
Date 22/12/15 01:04:29
Name   당근매니아
Subject   건강보험 '정상화'에 대한 짧은 생각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5/0001572957?sid=100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9/0002772717?sid=100
https://eiec.kdi.re.kr/policy/materialView.do?num=233063&topic=&pp=20&datecount=&recommend=&pg=

대통령실이 건강보험을 [정상화]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보건복지부에서 12. 8. 발표했던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및 필수의료 지원 대책' 문서에 기반한 발표라고 하더군요.

해당 문서를 찾아보니 ▲ 건강보험의 보장범위로 추가된 뇌혈관 MRI가 남용되고 있으니 보험료 지급기준을 개편하고, 향후 추가될 예정이었던 근골격계 초음파와 MRI는 제한적으로만 보험료를 지급하겠다는 내용, ▲ 외국인의 건강보험 가입자격을 좁히겠다는 내용, ▲ 과다하게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인원에 대한 혜택을 제한하겠다는 내용, ▲ 암 같은 중증질환의 합병증은 보험혜택이 더 큰데, 합병증으로 인정해주는 기준을 엄격하게 변경하겠다는 내용, ▲ 소득상위 30% 계층은 건강보험 본인부담금을 덜 환급 받도록 변경하겠다는 내용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건강보험 보장범위를 줄여서 재정을 확충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고, 언론들은 문케어 이전으로 돌아가겠다는 것 아니냐고 해석하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야당 쪽에서 비판이 일자, 2040년 기준으로 추산했을 때 건강보험 누적적자가 678조원이 예상되기 때문에 '포퓰리즘'을 막을 필요성이 있고, 문재인 정부 당시 연간 2.7퍼 가량의 평균 보험요율 인상이 있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관련해서 대선 공약이 있었나 싶어서 공약집을 들춰봤는데, 292페이지부터 의료 공약들이 있습니다.  세부공약마다 문케어를 비판하고 있는 게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문케어에서 중증질환자에 대한 보장이 부족하니 재난적의료비의 판단 범위와 인정 범위를 확장하겠다는 내용, 비급여 항목을 문재인이 과도하게 급여화하여 재정만 악화되었으니 이런 거 대신 간병비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내용 등이 이번 건과 관련된 내용들로 이해됩니다.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210160430i

678조라는 추산이 어떻게 나오는 건가 해서 찾아본 기사입니다.

2012~2016년까지 건강보험 재정은 매년 3~4조원 정도 흑자를 기록했고, 2018년~2020년에는 연간 2천억~3조원 가량의 적자, 2021년에는 다시 3조원의 흑자를 기록했으며, 2022년에는 1조원 정도 흑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이후에는 적자 폭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는데, 이건 사회의 고령화와 보장성 강화가 건강보험 재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있군요.


https://vop.co.kr/A00001624872.html

재밌는 건 정부가 문케어로 인해서 보장성이 과도하게 확장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2017년 기준 OECD 국가의 평균 보장률은 73.5%인 데에 반해서 한국은 58.2%의 보장성을 기록했다는 점입니다.  문케어 도입 이후 상향 조정된 보장률이 65.3%여서 여전히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되는 거죠.

이번 정부에서 보장범위를 축소하면 저 보장률은 아마 문케어 이전 수준 내지는 그보다 약간 높은 수준으로 변동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며칠 전에 같이 대학원 수업을 듣는 국민연금 전문위원분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재밌는 것이 [건강보험 재정과 국민연금 재정은 같이 움직인다]는 겁니다.  건강보험 재정이 흑자를 낼수록 국민연금 재정도 같이 흑자 그래프를 그린다는 거죠.  건강보험에서 사람들이 잘 치료 받을 수 있게 도와줄수록 평균수명은 길어지고, 국민연금이 연금을 지급해야 하는 기간도 늘어납니다.  반면에 건강보험이 의료비를 좁게 지원할수록 노인들이 빨리 죽으니 연금을 받아갈 사람이 줄어드는 거죠.  그래서 건강보험공단의 흑자규모가 커질수록, 국민연금 재정도 여유가 생깁니다.

반면에 생명보험상품을 파는 민간보험사들 입장에서는 건강보험 보장성이 떨어지는 게 달갑지 않은 일입니다.  평균수명이 줄어들수록 보험료를 내는 기간은 짧아지고, 받아가는 액수는 차이가 크지 않으니까요.

결국 건강보험과 국민연금의 문제는 국민들을 얼마나 오랫동안 살려놓을 것인가를 정책적으로 결정하는 상황이 되는 듯 합니다.  이는 동시에 경제활동이 가능한 인구가 노인들을 부양하기 위한 비용을 어느 수준으로 부담하게 할 것인가의 문제이기도 하죠.  

저야 뭐 국민연금 탈 때까지 살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습니다만, 대통령이 자신의 주요 지지계층의 이익과 정확히 반대되는 정책을 자신 있게 지르고, 이에 대한 정치적 타격을 받지 않는 건 꽤나 재밌다고 생각합니다.



6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1536 경제라임은 100%인데 옵티머스는 왜 70%? 1 맥주만땅 20/08/29 4526 0
24608 사회土-日과 겹친 모든 공휴일에 대체휴일 적용 4 Groot 21/06/16 4526 1
3105 문화/예술서울로 '슈즈트리' 흉물이냐 예술이냐…랜드마크 조형물 논란 12 벤젠 C6H6 17/05/17 4526 0
15649 스포츠LG팬은 두산이 라이벌이라는데... 두산팬은 달랐다! 7 손금불산입 19/06/07 4526 0
26401 방송/연예스타쉽, 5년 만에 걸그룹 만든다…6인조 '아이브' 3 swear 21/11/02 4526 0
23331 정치김어준 면전에 "정권의 나팔수" 공격한 조은희..김어준 "외부압력" 5 맥주만땅 21/02/15 4526 0
36899 정치윤 대통령 신년사 "이념에 기반 둔 패거리 카르텔 타파" 16 덕후나이트 24/01/02 4526 0
11561 경제`줄기세포 신화` 라정찬 네이처셀 대표 주가조작 혐의 구속 7 수박이 18/07/18 4526 0
28201 국제코로나19로 맥주 멀리하자…일본 아사히맥주 공장 2곳 문닫아 10 다군 22/02/16 4526 0
34089 방송/연예'프듀 조작 논란' 안준영 PD, Mnet 재입사…출소 후 조용한 복귀 7 swear 23/04/03 4526 0
20522 사회[카메라뉴스] 제주는 지금 밀려드는 괭생이모자반과의 '전쟁중' 2 Algomás 20/06/04 4526 0
22314 사회정부 "김해신공항 사실상 백지화 수순" 내일 입장 발표 24 먹이 20/11/16 4526 0
23850 정치나경원 "박영선 심정, 누구보다 내가 잘 알아..뭘 해도 안 돼" 9 맥주만땅 21/04/05 4526 1
24874 사회“그냥 해보고 싶어서” 15층 옥상서 아령 던진 60대 남성 구속 13 swear 21/07/10 4526 0
26410 스포츠손흥민의 토트넘, 새 사령탑에 콘테 감독 선임…2023년까지 계약 3 다군 21/11/02 4526 0
15660 국제총선 앞둔 그리스, 獨에 "2차대전 배상금 협상 응하라" 3 메리메리 19/06/08 4526 0
13613 IT/컴퓨터구글 "전세계 모기 모조리 없앤다" 전쟁 선포 이유 5 grey 18/11/29 4526 0
29744 사회"왜 갯벌에 들어가서.." 침수된 EV6 렌트카, 119도 출동 15 Leeka 22/06/06 4526 0
23601 정치민주 "박형준 캠프 선대본부장 LCT특혜 의혹..후보 사퇴하라" 5 empier 21/03/14 4526 0
23857 의료/건강국내 산림 70%는 '껍데기만 푸른 숲'…제 기능 못해 13 구슬밀크티 21/04/06 4526 5
30513 정치'대통령실 9급' 투잡 회사, 강릉시청 용역 싹쓸이 정황 10 알탈 22/07/24 4526 0
24627 국제호수에 빠져 개가 구조한 새끼 사슴, 다음날 어미 데려고 찾아와 4 먹이 21/06/17 4526 3
15924 정치불씨 커지는 '일본제품 불매 운동'…효과 있나? 2 파이어 아벤트 19/07/08 4526 0
27957 정치이재명이 임명한 감사관이 김혜경 감사 총괄…野 "셀프감사" 15 syzygii 22/02/04 4526 6
21558 스포츠한화이글스 투수 신정락 코로나19 확진 7 다키스트서클 20/08/31 4526 0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