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북이 아니라면 월북이 아니라고 하든가, ‘월북의 증거가 없다’정도의 발표로 뭘 하겠다는건지 모르겠네요.
수사 경과를 발표한다고 하니 그거 보면 답이 나오려나 싶은데,
그 수사경과에서 마저도 별 내용이 없고 단순 근거가 없는 정도고,
첩보 자료 등의 내용으로 월북으로 확정된 것이며, 공개가 불가하다 정도로 흘러간다면
정말 눈 돌리기 그 자체일거라서 별로 좋은 행보같아 보이진 않습니다.

수사 경과에서 월북이 아니라는 정황이 명확히 나온다면 저는 더이상 민주당을 지지하진 못하겠지만
해경 발표도 단정할 근거를 찾지 못하였다 정도로 말하는데, 그런 의미있는 기록이 나올지는 모르겠네요.

그... 아직은 첩보내용 전체를 본 사람중에
월북이 아니라고 판단한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말한 사람은 없습니다.
월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하태경 의원도, 오늘 인터뷰한건 보면
국방위에서 국방장관에게 첩보내용원문전체 맥락을 다 전달받은게 아니라고 하더군요.



저희들은 일단 아무도 첩보원문을 모릅니다. 내용도, 형식도, 성격도 모릅니다.
다만 저는, 첩보원문을 본 사람들은 이게 월북이 맞다고 생각했다까지는 사실이고
거기까지는 누구나 인정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이 첩보 원문을 보고, 월북이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 입장에서
사망자가 북괴의 잔인한 총격을 받아 불태워졌다고 대북 강경 여론이 들끓기 시작하면
시쳇말로, 빨갱이가 애국자 되는 꼴을 두눈 뜨고 보고있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내가 올린 첩보 보고를 확인한 청와대는??? 가만히 있네???
문재인 이 빨갱이 놈들!
이런 식으로 보일꺼라고 전 생각되거든요..

국방부에서 어제 내놓은 입장문을 봐도
'월북했음을 입증할수 없다'라고 말했지
'월북했다는 증거가 없다'라고는 이야기 하지 않았거든요?

저는 그냥 첩보내용을 본 소수의 사람들이 내린 판단을
신뢰하느냐 못하느냐의 문제처럼 생각됩니다.

기본적으로 물길을 잘 아는 사람이 '조류를 거슬러' 바다를 헤엄쳐 월북을 시도했을까요? 구명조끼 하나로, 하다못해 오리발도 안 챙기고?
전 그때도 정말 의심스러웠습니다. 월북을 하고 싶었다면, 그냥 중국가서 압록강 건너면 되는데?

아마 북에서 월북이라 통신을 했고, 그걸 감청해서 월북이라 한 모양인데, 바다에서 기진맥진하다가 간신히 뭍에 닿고보니 북한 경비병이 총 들이대고 쏠 것처럼 하면 뭐라고 할 겁니까? 저 같아도 귀순한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그 때도 이게 과연 월북인지 의심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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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에서 오리발 얘기는 빼겠습니다. 오래되어서 엉뚱한 소릴 했네요. 하지만 월북하려 바다에 뛰어들었다는 건 지금도 믿기 어렵습니다.
수영 좀 한다는 사람들이 파도없는 수영장에서 자유형 천미터 합니다. 검색해보니 네이비실 훈련코스가 바다수영 3킬로미터 쯤 된다는 군요. 마이클 팰프스가 대회 앞두고 하루에 16킬로미터 수영했다죠(물론 쉬어가며 했겠죠?).

그런데 20킬로 넘게 떨어진 북을 향해 바다에 뛰어든다? 방구석에서 공상만 한 중학생도 아니고 바다를 아는 뱃사람이? 설득력이 있다고 보십니까?

내부통신 감청이라고 하더라도...
선생님은 그 감청의 내용이
'남측의 공무원이라고 하는데, 귀순을 희망한다고 합네다? 어찌해야 합네까?'
라고 추정하고 계신겁니다.
하태경 의원도 대충 그런 내용이 아니었을까 하고 추정하는것 같고,
저도 물론, 그런 내용일 가능성이 가장 합리적이고 가능성 높다고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감청 내용이
'내래 정치장교라우. 이 동무는 나와 단파라디오로 교신하던 그 고정간첩 동무가 맞습네다.
아무리 코로나가 중하다 해도, 이 동무는 받아줘야하는거 아니겠슴메까?
내래, 위원장 동지께 꼭 확언을 받아야 하겠습네다.'
뭐 요런 내용이 아니라는 보장은 아무도 못하는 겁니다;
(물론 이런내용이라고 생각하는건 전혀 아닙니다.
다만 우리는 그 내용을 모른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서 좀 과격한 예시를 들었습니다)

국방부-합참의 판단에 의문은 누구나 가질수 있습니다만,
우리가 만약 그 내용을 획득할수 없다면
저는 그 내용을 들은 사람들의 판단을 믿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르는 내용을 추정해가면서까지,
종전선언 협상을 시도하려고 했던 맥락과 연관지어가면서까지
판단하나하나를 모두 의심하고 다 검증하려고 하면...
너무 밑도 끝도 없지 않은가...

한동훈이 법무부장관이 되었다고 해서
검찰이 여당과 관련된건 뭐든지 다 무혐의를 때리고
야당과 관련된건 뭐든지 기소할꺼라고 단정짓지 않는게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이런건 믿어줘야 한다고 전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