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의 빡빡함 잘하는 팀이면 항상 겪을 수 밖에 없는 문제이고 아시안게임 일정 자체의 문제, 처음 뽑는다는 점에서 차질을 빚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또한 여타 해외 프로 스포츠가 얼마나 많은 비행을 하고 외부 일정에 참여하는가 생각하면 그거 광주 잠깐 가서 일주일 합숙하는 걸로 일정 빡빡하다고 말하는 게 웃기는 일이긴 합니다. 심지어 바둑 기사들도 개인 대회, 프로리그 다 뛰면서 중국, 일본 원정 다 다닙니다.
선수 선발만 해도 정작 본 대회가 9월이기 때문에 단순히 스프링으로 대체하자, 그런건 말도 안되는 소리였는데 그냥 티원이 압도적으로 우승하니까, 대체 왜 선수 선발을 이따위로 하냐는 의견이 나오는 거죠.
대한민국 대표팀과 게임하면 해외 게임단 다 달려들거라 생각한 쪽은 오히려 팬들 아닌가요? PSG 탈론 감독도, 득 될거 없지만 한국 팬들 만나고 싶어서 간다고 밝힌 와중에 최초 dfm, psg탈론이랑 만난다 하니까 무슨 브라질이 미얀마랑 경기하네 마네 이런 말도 안되는 소리나 나오고 전력 유출이 어쩌고 난리였죠.

그런데 라이엇과 협의도 다 이뤄지지 않았던 점, 광주에서 무료 대관 받고는 5만원에 자리 판 거는 참 협회가 제 무덤을 알아서 판다는 생각이네요.

몇 가지 남깁니다.

- 아시안게임 일정 자체의 문제, 처음 뽑는다는 점에서 차질을 빚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하십니다만, 시범종목이라 해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경기에서 대표 선발 경험이 엄연히 있으니 처음이라고 하면 안 될 일입니다.

- 선수 선발에 있어서 지금 가장 문제가 되는 건 협회가 선발 원칙을 자기 멋대로 바꿔대는 것입니다. 티원이 압도적으로 우승하니까, 대체 왜 선수 선발을 이따위로 하냐는 의견이 나오는 게 아닙니다. 원칙을 자기 멋대로 바꾸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차질이 아니라 그냥 잘못된 행동입니다.

- 합숙과 평가전 이야기가 선수들에게 전달된 것은 아무리 길게 잡아도 LCK 결승 이후이고 이 계획이 대외 공표된 것(14일)은 합숙 일정 시작을 공표한 17일의 불과 3일 전입니다. 기간이 1주일, 2주일인 것이 문제가 아니라 급하게 결정하고 급하게 행동한 것이 문제입니다. 다른 종목에서 이렇게 선수 선발하고 소집하면 그냥 욕먹습니다.

- 대한민국 대표팀과 게임하면 해외 게임단 다 달려들거라 생각한 쪽은 오히려 팬들 아니냐고 하셨습니다만, 협회는 라이엇 게임즈 뿐만 아니라 평가전 대상 팀들과도 협의를 하지 않고 평가전을 한다고 공표했고 이것 역시 평가전이 무산된 원인 중 하나입니다. 라이엇게임즈와 협의하지 않은 것이 무덤 판 행동이면 상대 팀들과 협의 안 된 것도 당연히 무덤 판 행동입니다. 여기에 팬들은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 마지막으로. 협회의 행동이 차질이든 실수이든 잘못이든 이런 일을 저지르고도 책임 인정도 사과도 없는 건 지극히 교만한 행동입니다. 최소한 자기들의 행동으로 내팽개쳐진 선수들에게 사과는 했어야 합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뉴스에 나왔다고 하시는 그 정보들에 의하면 그 당시 뉴스에서 공개된 선발 방식은 6인 확정하고 난 뒤에 합숙과 평가전 예정이었습니다. 지금처럼 갑자기 10인 뽑아놓고 평가전을 빙자한 사실상의 선발전 뒤에 6인 확정이 아니었습니다. 경쟁 없이 6인 그냥 뽑지 못하는 것 누가 모르겠습니까. 최소한 공개한 방침은 뒤집지 말아야지요. 심지어. 그 선발 차출 이야기 기자가 물어보니까 6인이든 10인이든 차출은 차출이라는 식의 궤변을 늘어놓다가 평가전이 사실상 선발전이라는 기자의 지적에는 이렇다 할 반론도 제기하지 못하는 것이 협회의 답변 수준입니다.

- PSG는 곧내려갈게요 님 댓글대로 OK는 했지만 스케줄 협의가 안 된 게 맞고. 다른 팀인 DFM의 코치는 평가전에 대해 누가 묻자 아예 나는 모르는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것만 봐도 라이엇게임즈 협의도 문제지만, 그 이전에 각 팀들과도 협의가 안 되었다는 이야기이고 그런 상황에서 평가전을 한다고 공표한 것이지요.

- 듣자하니 합숙이 내일 해제된다는 이야기가 젠지 단장님에게서 나오는군요. 지금의 KeSPA 행정을 다른 스포츠와 비교하면서 감안해 주기에는 너무 허술하고 한심하고, 선수들이 불쌍하기 짝이 없습니다.

네. 말씀대로 공표만 제대로 해준다면 상관없는 일이었는데, 가만 보니 대표 선발에 대해서는 KeSPA가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라 공지를 사전에 정하여 홈페이지 등에 공지하여야 한다고 했는데. 이것을 언론에만 떠들었지 실제로는 공표를 제대로 안 했다는 정황도 나오고 있더군요.

http://e-sports.or.kr/board_kespa2018.php?b_no=6&_module=data&_page=view&b_no=6&b_pid=9999457200

참고로 하스스톤 같은 경우에는 KeSPA 홈페이지에 이런 식의 공지가 나와 있어서 더 대조가 되고 있습니다. 저도 예전 스타판에서 KeSPA의 만행 때문에 열받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는데, 이번 행동은 그것보다 더 밑바닥인 것 같습니다. -_-;;;; 착잡하고 참혹한 마음입니다. 정말로요.

이것과는 별도로 오래 댓글을 주고받으면서 불편하셨을까 염려되고 죄송스럽습니다.

실례가 많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