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뉴스를 올려주세요.
Date 20/05/20 01:12:05수정됨
Name   알료사
Subject   이문열 인터뷰) 신이 없는 세상과 신이 있는 세상 중 신을 희망하므로 나는 유신론자다.
https://news.naver.com/main/ranking/read.nhn?mid=etc&sid1=111&rankingType=popular_day&oid=009&aid=0004578037&date=20200519&type=1&rankingSeq=8&rankingSectionId=103





제가 처음으로 접한 도끼 책이 카라마조프입니다. 계기가 있었어요. 이문열 극성빠였던 제가 어느 <안티 이문열>블로그에서 사람의 아들 까는 글을 읽은겁니다. "사람의 아들은 카라마조프의 한 에피소드(대심문관)를 한국식 수사반장 스토리로 짬뽕시켜 울궈낸 열화카피본이다"

뭐가 어째? 부들부들.. 도대체 그게 뭔데? 하고 손을 대었던 것입니다.. ㅋ 결과는 뭐.. 당연히 압도당해서 반론하고픈 의욕이 분노조절잘해가 되었지요 ㅜㅠㅋ


그러다가 또 나중에 사람의 아들을 다시 읽었을 때에는, 어 그래도 이건 이문열만의 뜨거움이 있다, 라고 재재평가를 내리게 되었습니다.

이문열 팬들에게서도 사람의 아들은 작품성으로 따져서 최고에 꼽히지는 않더라구요. 보통은 황제를 위하여나 금시조, 시인 같은 것들 쳐주고 사람의 아들은 <이문열 젊었을때 혈기 한번 좋았지> 정도.. ㅋ 이문열 자신도 작품의 결말에 대해서 미진했다는 입장을 밝힌적이 있고 특히 아예 작품 속에서 셀프디스를 합니다. 주인공 남경사가 살인사건을 수사하며 용의자인 민요섭의 소설을 틈틈히 읽어나가는 액자식 구성인데, 남경사가 중간에 민요섭의 소설을 까면서 '이거는 이러이러해서 허접허지만 요론조론 사정이 있으니 대충 넘어가 주셈'하고 마치 독자에게 양해를 구하는 듯한 장면이 있어요ㅋ 그런데도 왜 이문열 하면 사람의 아들이냐? 그게 제일 잘팔려서?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의 아들이 대심문관과 차별화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예수와 대척점에 있는 '아하스 페르츠'라는 인물을 창조해 그의 생애를 출생부터 그려나갔다는 것입니다. 카라마조프에서 대심문관이 예수에게 그런 말을 해요. '나도 한때 광야에 있었고 나도 메뚜기와 풀뿌리로 연명했으며 나도 네가 사람들을 축복했던 그 자유를 축복했다' 아놔 너만 세상을 위해서 고뇌했는줄 알아? 라는건데, 그 광야와 메뚜기와 풀뿌리가 구체적으로 뭐였는지를 아하스페르트를 통해 보여주는거죠. 대심문관과 예수의 키배를 읽는 것이 홍진호와 임요환의 결승전을 관람하는거라면, 아하스페르츠의 생애를 읽는 것은 어린 시절의 홍진호가 스타크래프트를 처음 설치하고 일꾼을 나누고 건물을 짓고 유닛을 뽑는 과정을 처음부터 되돌려보는 것과 같다 할까요ㅋ


그렇다고 이렇게 비유를 했다 해서 대심문관=아하스페르츠 는 아닙니다. 아하스페르츠는 성경 속 광야에서 예수가 만나는 '사탄'이에요. 하지만 소설을 읽는 독자는 처음에는 아하스페르츠가 사탄인줄 모르고 있어요. 그런데 소설을 읽어 나가다가 아하스 페르츠가 광야에 이르자 (어라? 이 장면은... ) 하고 기시감을 느끼게 됩니다. 아니나 다를까.. 거기서 예수가 등장했을 때의 그 전율이란.. ㅋㅋㅋ 헐 이런 설계였구나 호달달달 하고 기저귀 갈아입게 되는거죠ㅋ 그 왜 영화 1987 볼때 잘생긴 운동권 선배 강동원이 이한열이었다는걸 아는 순간 머릿속에 퓨즈가 퍽 하고 나가면서 와 신발 개명작!!이라는 말밖에 안나오는거랑 비슷해요ㅋ 아하스페르츠가 사탄이었다니.. 꼬꼬마때 여름성경학교에서 물리쳐야 할 세가지 유혹으로 배웠던 그 사탄이었다니.. 아 시부레 사탄 화이팅.. ㅜㅠ (과몰입) 아마 도끼가 읽었어도 헤 이런 구성도 괜찮은걸? 하고 감탄하지 않았을까.. ㅋㅋ


재밌는건 대심문관과 사람의 아들 모두 예수와 교회를 신랄하게 공격하고 이걸 읽은 적잖은 교인들이 신앙의 위기를 맞게 되지만, 정작 두 작품 모두 그래서 신 믿지 말자고? 응 그건 아니야.. 하는 결론이라는거. 진실된 믿음은 진실된 의심을 거쳐서야만 이루어질 수 있으리니.. ㅋㅋ


1987예를 들었으니 생각나는건데 뒤늦게 본 듀나의 1987평이 재미있었습니다. <비정치적인 여대생을 각성시키는 인물이 잘생긴 남자선배>라는 것과 전체적인 분위기가 조폭영화스러운 것에 대해 상당히 심기가 불편하신듯 했어요ㅋ 그러면서도 <최근에 나온 80년대 회고작 중에 가장 재미있다>라고 말하는게 마치 하 인정하기 싫은데 어쩔수 없이 인정할수밖에 없네.. 하는거 같았어요ㅋ


이문열과 사람의 아들에 대해 이야기할때도 비슷한 느낌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하 참 작가도 인간적으로 문제가 많고 작품 완성도도 그닥인데 막상 읽었을때의 충격은 이거 따라올만한게 없단말야.. 하고..


















1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4683 IT/컴퓨터방통위원장 "https 차단 따른 검열, 있을 수없고 있어서도 안돼" 12 Ren`Py 19/02/21 4428 0
16219 사회초과근무 위법 아닌 재량근로, SW/게임 개발자도 포함 7 lifer 19/07/31 4428 0
10844 국제독일검찰, 아우디 회장 체포..'디젤 스캔들' 증거은닉 혐의 1 Credit 18/06/18 4428 0
25700 외신뉴질랜드의 대테러작전은 성공적이었나? 11 코리몬테아스 21/09/10 4428 4
28005 국제호주, 21일 관광객 입국 허용…팬데믹 봉쇄 2년만 1 다군 22/02/07 4428 0
26984 사회방역강화조치 내일 발표…사적모임 4인·식당 밤 9시까지 가닥(종합) 12 다군 21/12/15 4428 0
16745 게임킹존 드래곤X, 강동훈 LoL팀 감독직 해임 7 The xian 19/09/09 4428 0
18284 정치文공약 흑산공항, 32만→14만 이용급감 예측에도 강행 19 꿀래디에이터 20/01/21 4428 0
18286 경제日언론 "한국의 일본 의존 탈피 성과 내고 있다" 평가 3 步いても步いても 20/01/21 4428 0
37231 사회비만해질 대로 비만해진 의료 유지 위해 의사 늘리자는 정부 52 오호라 24/02/20 4428 0
26736 사회서초경찰서 코로나 확진 19명·격리 약 100명…업무공백 '비상' 2 다군 21/11/29 4428 0
115 기타엘지 휴대폰이 망하는 과정 Toby 16/09/12 4428 0
11637 정치'잠자는 아이 보호法' 국회에서 2년간 잠잤다 알겠슘돠 18/07/20 4428 0
28024 정치"95년 유흥업소서 쥴리 봤다" 라디오에 사채업자 부른 김어준 33 사십대독신귀족 22/02/08 4428 0
24185 사회13일부터 면허 있어야 전동 킥보드 운전 가능(종합) 8 다군 21/05/10 4428 1
8571 의료/건강'성추행 물의' 강남세브란스 산부인과, 2년간 전공의 못뽑는다 5 알겠슘돠 18/03/13 4428 0
31357 방송/연예안성기, 혈액암 1년 넘게 투병 중... “건강해져 돌아올 것” 2 swear 22/09/17 4428 0
21635 사회'노래바' 운영 자매 극단 선택…유서엔 코로나 어려움 적었다 11 swear 20/09/05 4428 0
32645 사회대법 “예비 집주인도 ‘실거주’ 이유로 세입자 내보낼 수 있다”···계약갱신거절권 인정 1 집에 가는 제로스 22/12/19 4428 2
38277 스포츠 "임신 책임지려 했는데…" 허웅, 전 여친 고소 전말 8 swear 24/06/26 4428 1
22918 경제쿠팡, 이르면 3월 나스닥 상장 유력 6 쿠팡 21/01/12 4428 1
21895 정치'휴가연장 의혹' 추미애·아들 등 무혐의.."외압 없었다"(종합) 26 다키스트서클 20/09/28 4428 0
16520 방송/연예임호 부부 "삼남매 대치동 학원 34곳 다녀" 18 grey 19/08/23 4428 0
23432 사회필요없는 사람 될래?…동심 멍들게 한 가정통신문 8 swear 21/02/27 4428 0
26248 사회7년 일하고 받은 돈 400만원…신안 염전 노동자 호소 15 그저그런 21/10/22 4428 2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