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당시에는 그게 전문가의 말이었으니 신뢰성있는 정보로 여겨졌을테고, 그것을 자녀세대에게 전파하면서 계속 부정적인 인식이 남아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이라도 전문가들이 나서서 인식을 고쳐봤으면 하지만 그거 한다고 누가 상주는 것도 아니구요.

그렇다고 인터넷의 모 아무개가 이야기하면 한귀로 흘릴테구요 :(

물론 말씀하신 보수성과 과학의 불완전성을 이야기하며 부정하는 분들은 어떤 방법으로도 설득하기 힘들지만 그런 분들이 다수라고 생각하기는 조금 부정적이에요.

친인척이나 공공기관이 이야기 하는 내용이 특정 사안에 부정적이라면 그러한 의견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설득이 안되는 분들은 소수라고 믿고싶어요.

사카린이나 MSG의 경우 이미 90년대부터 tv에 나오는 전문가들도 위험성 없다는 걸 거의 일관되게 설파해 왔습니다. 관심사가 아니니까 정보 업데이트를 안하는 대중이 더 많은거지요. 반면에 이영돈씨는 MSG 공포 마케팅으로 장사 좀 잘하셨고.
저는 인간이 합리성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은 제한적이고,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주제건 전체 대중을 상대로 하면 비합리적인 의견이 다수라고 봅니다. 특정 분야에 대한 합리성은 이해와 기반지식에서 출발해서 통찰력으로 마무리되는 것인데, 통찰력이야 재능 문제니 그렇다쳐도 이해와 기반지식의 토대가 되는 관심을 전 분야에 대해서 가질 수가 없거든요. 그러다보니 '뭔지 모르겠지만 그냥 금지하면 내가 편하겠지' 정도로 접근하는 대중이 매우 많습니다. 의약품이나 식품 위험성마다 자주 보이는게 '그래서 안전하다고 얼마나 잘 입증됐냐'를 밑도 끝도 없이 따지는 사람들이거든요.

정보 업데이트에 있어서는 아마 이영돈씨만큼의 영향력있는 프로그램이나 매체의 도움을 받지 못해서 전파가 덜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공포라는 심리를 이용한 마케팅이 효과적이던것도 있구요.

이영돈씨의 발언이 전문가의 발언만큼 신뢰성을 얻은 데에는 아마 그 반대급부에 해당하는 목소리가 작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합리적인 의견이 주가 되도록 하는 것이 전문가집단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그 소리가 작지만요.

최근 심장마비의 잘못된 대처방법이 퍼졌을 때 의사들이 직접 나서서 이를 지적한 부분과 같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었으면 해요.

전문가들의 전달이 미진한 경우도 있지만 어떤 경우엔 아예 대중들이 받아들이길 거부하는 상황이라면 답이 없습니다. 그리고 전문가라고 해도 꼭 메인스트림에 반대되는 전문가는 어디에도 있고 그걸 취사선택하는건 대중이나 언론이라..
당장 광우병때를 생각해봅시다.

http://www.nocutnews.co.kr/news/4121006

의사협회는 이런 짓을 하다 개욕먹었죠. 뭐 저도 이 당시 광우병의 온상 캐나다에서 열심히 고기 구워먹고 있었습니다만, 온라인 사이트 등에서 대중에 대한 설득을 포기한 상태였습니다.
기사에도 나오지만 의협에서 아마 성명서나 입장발표 두 번이나 하고 또 고기 먹는 퍼포먼스를 했지만 뭐 정부의 개들이란 소리밖에..

그게 전문가가 잘한다고 되지가 않습니다. 기억이 정확하진 않습니다만 이영돈씨가 MSG 장사할 때 MSG 문제없다고 의사나 보건정책 전문가가 말한 채널이 여러 개에요. 하지만 정확한 사실보다 감정을 자극하는 마케팅이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으며 이건 변하지 않습니다. 전문가가 잘할 수단이 별로 없다는 것이죠. 굳이 한다고 하면 방송을 장악해서 비합리적인 의견을 비합리적으로 밀어내버리는 것인데, 이건 뭐 다른 의미로 도덕적 문제가 심각하니까요.
결국 할 수 있는 방법은 비합리적인 의견을 내는 사람을 지목해서 공개처형을 목적으로 논쟁을 걸고 극딜을 때려서 사회적 말살을 시키는 것인데, 전문가는 방송이 생업이 아니기 때문에 그 정도까지 할 수 있지도 않고 해서 얻을 이익이 너무 적습니다. 오히려 철지난 계몽주의자 같은 소리나 안 들으면 다행이지요. '논리적으로는 옳지만 감정이 받아들이지 못해서' 바보같은 일을 하는 사람도 많고, 누구나 일생에서 그런 일을 자주 합니다. 당장 선거만 해도 그렇지요. 그 점에서 저는 원래 인간이라는 생물이 그래먹었기 때문에 전문가가 '알아서' 더 잘 마케팅해주기를 기대하는 것보다, 호되게 엿을 먹어서 직접경험으로라도 피드백이 가는게 그나마 현실적이지 않나라는 생각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