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무슨 말씀이신지는 알겠습니다만 저는 여기에서 인식의 갭이 좀 있는 듯 합니다. 지난 몇 년간, 대부분의 사람들이 젠지, 그리고 쵸비에 대해 가지고 있는 기대 심리나 위상이 '매 년 우상향하면서 언젠가 챔피언에 다다르는 성장형 주인공'일까요, 아니면 '월즈라는 왕관을 당연히 찬탈해야 하는데 이번에도 가지지 못한 왕'일까요? 저는 후자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엄연히 T1 왕조가 있지만, 사람들이 보는 젠지는 왕 정도가 아니라 T1보다도 훨씬 강력한 지배자입니다(다만 월즈라는 왕관이 없으니. 지배자도 아니지만요).

적어도, 저는 그런 인식의 갭 때문에라도, 선수나 관계자들은 오히려 고민을 훨씬 더 빡세게 해야 한다고 보는 겁니다. 외부에서 팬들이 보기에 '조금만 더 고치면 될 것 같다'이지만, 내부에서는 4강 탈락 이후 룰러가 말한 것처럼 '어디부터 고쳐야 될지 모르겠다'일 수도 있으니까요. 무엇보다 프로의 실력은 결국 결과와 실적에서 나옵니다. 반지원정대를 해체하고 월즈를 목적으로 지난 4년간 도전했는데 월즈를 들 수 있는 문턱도 못 갔다는 것도, 더욱이 이번엔 과거에 자기가 쫓아낸 선수와 감독에게 무너졌다는 것도 젠지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다른 스포츠라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먹잇감이 될 만한 이야기니까요.) 그렇다면 고민의 강도와 밀도는 당연히 더욱 높아지는 것이고요.